여름흔적 여름 흔적 오랜만에 드러낸 파란 하늘인데 하늘 가득 못내 아쉬움의 잔영만이 눅눅하던 장마의 지리함보다 한 계절 꺾어짐에 아린 가슴 통증만 더하고 조석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인데 살을 스치는 바람마다 횡한 서러움 뿐 계절을 녹이던 무더위의 비릿한 여름 냄새보다 두 계절을 넘나.. 그룹명/창작시 2012.11.23
가을단상 가을 斷想 / 김장태 꽁꽁 동여 숨겨놓은 가슴인데 꽁꽁 얼려 미이라로 살아가는 심장인데 그래 그랬었다 너무 서러워 눈물조차 거부하던 그 서러움은 아무도 보지 못했다 헌데 하필이면 이 계절에 매듭 풀린 가슴은 선선한 작은 바람에 시려오고 녹아내린 심장은 초저녁 귀뚜라미 울음에.. 그룹명/창작시 2012.11.23
화실에서 화실에서 / 김장태 화실 한켠 자리한 미완성 그림 속엔 마지막 손길을 기다리는 까맣게 속이 탄 애절함이 있다 붓 끝에서 되살아 난 그림 속 풍경과 정물 앙다문 미완성의 서러움에도 꿋꿋한 기다림에 젖어있는 기다리는 것은 그저 붓 끝 물감이 아니리 혼신의 열정이 묻어난 화백의 손 .. 그룹명/창작시 2012.11.23
역 驛 / 김장태 간 밤 조바심한 끝에 양 손으로 꼬옥 여민 앞 섶 사이 얼굴 묻고 새벽 종종걸음으로 내달려 텅 빈 驛 앞에 서다 덩그렇게 눌러 앉은 철로변 벤취엔 외면당해 차라리 홀가분한 흔적으로 나뒹구는 나뭇잎만 머언 철로 끄트머리 뿌연 안개 어렴풋한 사이로 겨울행 열차는 멀어져 .. 그룹명/창작시 2012.11.23
성탄나무 성탄나무 / 김장태 작은 정원 나뭇가지 마다 점점이 내려앉은 밤하늘 쏟아진 별들의 속삭임이 작은 빛 방울방울로 맺혀 땅에 깔린 어둠을 가르고 정원수 가지 사이사이 소복히 박힌 별들의 깜박거림은 애잔한 기도되어 하늘을 가른다 聖日의 설레임을 타고 들려오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그룹명/창작시 2012.11.23
축제 축제/ 김장태 꽁꽁 바람도 얼어 붙은 겨울새벽 살포시 내려앉은 하얀 눈 늘상 다니던 길 하얗게 낯선 길로 만든 간 밤의 겨울축제 사알살 조심스레 내딛는 발걸음 따라 뽀드득 거린 축제의 뒷풀이 바람한점 없는 눈 내린 아침 매양 달리던 차량의 소음도 오늘은 들리지 않았다 그저 머언 .. 그룹명/창작시 2012.11.23
무뇌 無腦 어지럽힌 머리 속 영악치도 못한 것이 왠 속을 그리도 끓이는지 이렇게 無腦같은 멍청함을 기다리게 될 줄이야 아무려면 어떠우 삭히고 삭혀 문드러진 가슴 뛰는 심장의 햇갈림만 없다면야 그 어딘들 못가겠소 기왕 오실님도 없을 터 지난 겨울 칼바람에 가슴이나 열어 놓을 것을 .. 그룹명/창작시 2012.11.23
방황 가지만 걸쳐 앉은 담장 넘은 배나무 싹이 터 오를 땐 오랠 것만 같던 배꽃의 향연 나에겐 무심한 세월 얼마나 많은 세월을 세었기에 저리 곱게 하얀꽃을 피우고 있는걸까 그동안 헤아려 온 세월 잊을 수 없다는 듯 가지에 엉겨 붙어 벌이 꿀을 찾아 배꽃을 들쑤신다 세월을 들쑤신다 그리.. 그룹명/창작시 2012.11.23
녀석 녀석 / 김장태 장마가 낚아간 녀석 미끼는 구름이였으리 덮석 안긴 구름 헤집고 구름 사이사이 쏟아내는 녀석의 分身 햇살로 내려앉은 녀석 빛으로 쏟아내는 하늘의 饗宴 마중나간 잠자리 머리 위를 맴돌다 사뿐 내려 일광욕 기대하지 않던 녀석이기에 반가움은 倍加하고 무심코 나선 거.. 그룹명/창작시 2012.11.23
가을일 뿐인데 가을일 뿐인데/ 김장태 거만한 세월 세월의 명제는 그렇다 세월이 몰고 온 역동의 발자취는 그대 지금 무엇을 느끼는가? 한갓 생의 작은 조각들인 것을.... 풍랑속의 조각배 삶의 과정은 그렇다. 깊은 바다 뒤흔든 절망의 흐느낌은 그대 지금 무엇을 말하는가? 그저 담겨져 있는 물인 것을... 그룹명/창작시 2012.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