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세월이면 / 김장태
가슴 뭉클 치받는 설움 하나
삭이지 못한 설움 뭉클 쌓여갈 때
겨우 내쉰 숨소리 심장박동 따라 거칠고
타들어 간 가슴 속 까만 잿더미 뿐
심장을 뚫고 켠켠이 쌓인 설움
잊고 살자 꽁꽁 동여 감춘 그 설움들
설움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焚身한 설움 하나
불쑥 나서 가슴을 열라하네
몸 속 빙의로 녹아내린 그 설움
이 밤을 묶어놓고 가슴을 열라하니
혹여 남아 있을 불씨 염려에
가슴 부여안고 잠든 사이 불이 붙었다
신음하며 다독거린 그 설움에
하얗게 밝힌 밤이 얼마였던가
그 설움 가슴을 두드리며 유황불 놓자하니
하얗게 밝힌 밤만 또 하나 쌓여간다
가슴 뭉클 치받는 설움 하나
밤하늘 포효하는 설움의 고통소리
식은땀으로 잠 설친 새벽 내뱉는 중얼거림
이쯤 세월이면 잊을 만한 세월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