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창작시

방황

너른바위 2012. 11. 23. 09:50









가지만 걸쳐 앉은
담장 넘은 배나무

싹이 터 오를 땐
오랠 것만 같던 배꽃의 향연

나에겐 무심한 세월


얼마나 많은 세월을 세었기에
저리 곱게 하얀꽃을 피우고 있는걸까

그동안 헤아려 온 세월

잊을 수 없다는 듯 가지에 엉겨 붙어

벌이 꿀을 찾아
배꽃을 들쑤신다
세월을 들쑤신다

그리움에 멍해진 내 시선이
벌을 따라 헤멘다

그리움의 방황은 꿀벌 만큼 바쁘다

올해로 몇 번째란 말인가

이 끝나지 않는 방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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