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현대시조

조국 (祖國) / 시조시인 정완영

너른바위 2012. 11. 23. 12:14

조국 (祖國) / 시조시인 정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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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국 (祖國)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애인 사랑


손 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얐고여.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 삼간 달이 뜨고


흐느껴 목 메이면 꽃잎도 떨리는데


흐르는 물 흐르는 정에 눈물 비친 흰 옷자락.




통곡도 다 못하여 하늘은 멍들어도


피 맺힌 열 두 줄은 구비 구비 애정인데


청산아 왜 말이 없이 학처럼만 여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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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설과 감상 >



위 작품 <조국>은 시인의 작품중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작품으로 시인의

등단작품이자 첫 시조집에 실린 작품이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었고 지금

까지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1948년에 씌어진 이 시는 시인의 손

안에 잠들어 있다가 196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하여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시조창작 20년만에 문단에 등단한 시인이다. 그의 본격적인 시조창작은 23세

때인 1941년이라고 하니 20년만에 창작이라는 인고의 세월후 등단 했으니 요즈음

등단시인과 얼마나 다른가? 작품속에서 조국으로 표상된 <청산>을 향해 시인의

마음은 '가얏고' 가되어 애절하게 울리고 있다. 달이 떠오르는 진양조에서 통곡에

이르는 휘모리까지 가얏고의 울림을 따라 조국에 대한 시인의 사랑은 한층 고조

되어 간다. 그러나 통곡도 다 못할 정도로 피맺히게 평화를 기원하지만 조국은 학

처럼 여위어가며 시인을 절망케 한다. 활활 타오르는 시정을 조국애로 승화시킨

그의 서정적 정서는 아름답고 높은 시경에서 뻔쩍이고 있다.

정완영 시인은 1919년 경북 금릉군 봉산면 출신. 3.1 운동이 일어난 기미년 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