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일상사

축구시합

너른바위 2012. 11. 23. 11:10





















A매치 축구시합

온종일 괜한 설레임이 인다

일찌감치 퇴근 저녁을 먹는둥 마는둥

속절없이 채널만 이리저리 돌리며

TV와 눈싸움을 한다.



시간은 멀었음에도

신혼부부 짝 기다리는 모양새다

옆에 있던 딸이 한마디 한다

아빠! 오늘 TV에서 뭐 해요?

하기사 고3이니 뭘 알겠노



그래 임마 대표팀 축구하잖아!

언제?

10시에 우즈베키스탄하고......

아 그럼 딴데 틀어봐요

멀었구만

왜 광고방송 틀어놓고 그래

아! 내가 정신 나갔나보다



드디어 10시

어린아이 마냥 설레임은 극치를 이룬다

대~한민국. 짜 자~작 짝짝

나도 흥에 겨워 함께 해보는 응원

우리팀 골대의 네트가 흔들린다

이렇게 분할 수가 없다



시뻘개진 눈으로 두주먹을 꼭 쥐고

마치 먹이를 사냥하는 맹수마냥

머릿속에 아무 생각이 없다

그저 한 골의 생각 뿐

그러나 시간만 흐르고 목이 탄다


주방으로 뛰어가

물 한모금 적시고

다시 뛰어 제자리에 앉는다

그때 옆에 있던 애엄마

여보! 당신 안방에 가서 봐요!

화! 그랬다

난 미쳐 있었다


안방 침대에서 혼자 종료시간 다가오고

에이! 오늘은 졌어

승부를 포기하니 갑자기 눈꺼풀이 무겁다

그 나른함이란.....

잠시후 내 몸이 허공으로 튀어 올랐다

두 손 번쩍들고.....

만약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그 모습은 마치 신에게 축복을 기원하는

그런 모습이었으리


아! 너무 재밌고 살 맛 난다

흥분은 더해가고

선수의 사소한 움직임에도

내 몸마저 따라 움직인다

휘~익~ 긴 휫슬소리와 함께 무승부

경기가 끝났음에도

흥분은 가라앉지 않고



이리저리 채널돌리며

쉽게 잠들지 못한다

이곳저곳의 TV 채널여행

새벽녘에야 겨우 잠이 들었었다

나 지금 사무실에서

괭한 눈으로 생각한다

어제 내가 뭔가에 홀렸었나?

그리곤 씨익 웃는다

역시 나는 대단한 애국자야







            



'그룹명 > 일상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만난 날  (0) 2012.11.23
방이 생긴날  (0) 2012.11.23
아들 입대하던 날  (0) 2012.11.23
지훈이  (0) 2012.11.23
수능시험  (0) 2012.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