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세월 / 김장태
들녘의 누런빛은 넉넉함이 황금이요
주렁주렁 열린 열매 늘어짐이 여유로세.
무르익은 그들 모두 땅보고 숙였건만
마음둘 곳 없는 이 놈 하늘을 째렸구나
숲속의 새소리는 음율이 거문고요
계곡의 물소리는 곡조가 여유로세
낭낭한 음율곡조 내마음 다잡으니
쓸데없는 세상사가 상념을 흩어놓네
노오란 은행잎은 완숙함이 압권이요
빠알간 단풍잎은 여유로운 이별일세
마지막 그들 모두 자애로이 여유건만
중년의 애닲은 이 놈 마음만 바쁘구나
파란 가을하늘 청명함이 건곤일색이요
하늘의 새털구름 그 또한 파격일세
바뀌는 절기절기 자연의 질서련만
인생사 어지러움 내마음만 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