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현대시조

우리집 석류나무....... 정완영 시인

너른바위 2012. 11. 23. 12:11

우리집 석류나무....... 정완영 시인


우리 집 석류나무는 / 함부로는 꽃 안 피웠다

오뉴월 타작마당 /새로 먹인 도리께로

한 마당 땡볕을 튕겨야 / 불꽃처럼 터져 났다.


우리 집 석류나무는 / 함부로는 열매 안 했다

할아버지 사서 삼경 / 별자리를 시봉(侍奉) 해야

떨어진 서리하늘에 / 가슴 빠개 재치었다.



<해설과 감상>

고희가 넘도록 시적 긴장감이 넘치고 질량감 넘치는 詩들을 발표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시인은 내면 성찰의 힘을 詩로 응결하기 때문에편편마다
힘이 넘치고 파릇파릇한 詩語들이 숨쉬고 있다.'땡볃을 튕길' 정도의 혹독한 도리께질을 가한 영혼의 단련, ''사서삼경'' 과 " 별자리를 시봉'' 하는 정신의 깊이가 이루어 졌을 때에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석류나무. "한 마당 땡볕"이나 "서리하늘"처럼 고난이 주어지면 주어질수록 더욱더 "불꽃처럼 터져" 나오고 "가슴 빠개 재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석류나무가 바로 시인 자신이며. 시인의 시정신 아니 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