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창작시
아파르의 봄
너른바위
2012. 11. 23. 10:11
아파트의 봄 / 김장태
작은 흙두덩 위에 몸가눈
그 가지에 새초롬한 물이 올랐다
인고의 세월을 안고
곧 터트릴 꽃망울에 한 껏 기대해보는
나무의 기다림이 애처롭다
보잘 것 없는 흙두덩에
생명의 끈질김을 내리고 서있는
그 가지에 세월의 희망이 한껏 부풀었다
지난 밤 천둥과 번개는
차라리 봄을 위한 찬가였으리
간간히 떨어지는
봄비의 여운들
그 여운이 나를 어지럽힌다
목적을 향한 그들의 아량
인간들을 향한 비아냥
파행된 인간의 아픔은
그들에겐 사치일 뿐이다
오히려 아파트 옹벽이
그들에게 몸을 기대고 있는 듯
자연의 순응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
이미 흔적만 즐비한
목련의 비아냥도 소용없으리
그들의 삶이 파르랗게 웃고 있어
인간을 향한 비웃음
오늘도 난 그들을 쳐다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