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행 / 김장태
잡힐듯 올려진 색색의 봉우리
아련히 떠오르는 어릴적 누이가슴
그곳에 물감 쏟아지다
빼곡이 쌓인 낙엽을 헤집고
누이 가슴을 넘본다
나무사이 스치는 바람소리 스산하다
잠시 앉아 머언데 눈길을 준다
그곳에 누이 가슴은 없고
황량한 낙엽만 소리없이 쏟아질 뿐
산속의 생각은 단순한가
낙엽과 한몸된 듯 서글픔이 밀려오고
외로움의 가슴이 소리소리 흩어진다
골짝바람이 나뭇잎을 흔들어도
낙엽은 자리를 지킨다
문득 누이의 가슴을 느끼다
내 누이 삶의 무게로 내려앉은 낙엽
계절을 버리는 흐느적거림
시린 겨울산을 덮는 따사로움
누이 가슴은 마음의 고향이다
고향에 가자 누이에게로
땀방울 훔치며 봉우리를 향한다